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수원화성

수원화성

경기도 서원에 가면 1997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성곽 하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수원화성'입니다. 사실 수원화성은 성곽만이 아니라 성곽이 감싸고 있는 도시 전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수원화성은 조선의 22대 왕이었던 정조(1776년~1800년) 때에 정약용의 설계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성곽과 도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받게 되었을까요? 

 

수원화성은 둘레의 길이가 5.744km(4600)qh, 면적은 5만6천 평(독도를 합친 크기 정도)으로 규모면에서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거중기 같이 당시에는 획기적인 과학 도구들을 활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곽 공사 참여 기술자들에게는 기술의 등급과 일한 양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지급하여 열심히 일하게 한 결과, 10년을 예상했던 공사를 무려 2년 9개월 만에 완성하였습니다. 

 

또 수원화성 성곽 건축을 위해 당시 서양과 중국의 전문 서적들, 임진왜란을 경험한 후 작성된 유성룡의 징비록 등을 다양하게 참고하여 과학적, 실용적, 창의적인 건축을 하였습니다. 성을 두 겹으로 쌓는 대신에 성관 안쪽을 산에 의지하게 하거나 흙을 쌓아서 공사기간은 단축하면서도 더욱 튼튼하게 하였고, 대신에 성곽에 있는 4대문9장안문,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에는 옹성을 쌓아서 방어기능을 강화하였습니다. 

 

당시 무기가 활에서 대포로 바뀌어 지면서 큰 돌뿐만 아니라 벽돌을 구워서 함께 쌓아 성벽이 한 번에 무너지지 않도록 하였으며, 성벽을 총 913개로 나누고 그 하나하나를 성가퀴(혹은, 여장)라고 불렀는데 그 성가퀴마다 활을 쏘는 곳뿐만 아니라,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사격할 수 있는 총안을 3개씩 포함시켜서 적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치'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암문'을 설치하여 성곽에 접근하는 적을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시설을 두었습니다. 방어와 공격을 위한 성곽임에도 방화수류정과 같은 아름다운 건축양식도 포함시켜서 한국의 미를 더한 것은 수원화성만의 독특한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모든 공사 기록들을 정리하여 '화성성역의 궤'라는 책을 편찬했는데, 이 책 덕분에 수원화성은 6.25 전쟁을 격으며 대부분 훼손되었다가 복원된 것임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성곽 공사에 소요된 모든 재료들과 사람들, 그리고 공사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의모든 과정들을 세부적으로 기록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세부적이었는가 하면 벽돌과 돌, 나무기둥 등 성곽에 사용된 모든 재료들을 어디에서 구해 와서 몇 개가 들어갔는지, 심지어 일을 한 기술자들의 이름과 그가 어느 지역사람인지, 얼마의 임금을 받았는지 까지도 기록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정조 당시에 처음 지어진 그대로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었고, 이렇게 복원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에서는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이례적으로 세계문화유산에 수원화성을 등재한 것입니다. 

 

 

단어 뜻 정리

 

▷ 거중기 : 정약용이 고안한 기계로,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하여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장치입니다. 

 옹성 : 성문을 화포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쌓은 항아리 반쪽 모양의 보조 성벽입니다. 

 총안 : 총을 쏘는 구멍입니다. 

 성가퀴 : 성 위에 낮게 쌓은 담입니다.

 치 : 꿩치라고도 합니다. 자기 몸은 숨기고 주변을 살폈다가 공격하는 꿩의 특성을 반영하여, 성벽을 돌출시켜 앞과 좌우에 접근하는 적군을 기습적으로 공격 방어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암문 : 성곽의 중요지점에 비밀통로로 활용되는 문으로 적군에게는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성곽이 굴곡된 부분에 설치하거나, 이중벽으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방화수류정 : 꽃이 흐드러지고, 버드나무를 좇는 정자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감시초소 임에도 다른 정자와 달리 독특한 평면과 지붕 형태를 보여줍니다. 

 편찬 : 여러 종류의 자료를 모아 책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복원 : 사물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거나 원래대로 다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례 : 보통 있는 일에서 벗어난 특이한 예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란 1972년 채택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 협약'에 근거합니다. 특정 소재지와 관계없이 인류 모두를 위해 발굴 및 보호,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합니다. 움직이기 힘든 부동산이 대상이며 박물관 내부에 있는 조각이나 회화, 동물, 식물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 이외에도 '무형문화유산'과 '세계기록유산'을 지정해 보호,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2019 기준 14점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화유산은 석굴암, 불국사(1995), 해인사 장경판전(1995), 종묘(1995), 창덕궁(1997), 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2000),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2000), 조선왕릉(2009), 한국의 역사마을:화회와 양동(2010), 남한산성(2014), 백제역사유적지구(2015),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 한국의 서원(2019) 있습니다. 자연유산으로는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2007)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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