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s)

수많은 테니스 대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영국의 윔블던,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그리고 US오픈은 규모가 큰 메이저(Major) 대회입니다. 그중에서도 영국의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세계 최고의 역사를 지닌 테니스 대회로 테니스 선수라면 모두가 우승을 꿈꾸는 꿈의 무대입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 권위의 윔블던 대회가 정작 영국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외면을 받기도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자국민보다 외국 선수가 더 많이 우승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영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외국 선수들을 위한 대회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가진 특징이 경제학에 적용되어 탄생된 용어가 있는데, 이것을 가리켜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s)라고 합니다. 

 

테니스대회

윔블던 효과는 1980년에 시행됐던, 영국의 금융시장 규제 완화와 연관 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1980년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은 대대적인 금융시장 규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제도를 제시했는데, 이를 '금융 빅뱅'이라고 합니다. 이 제도 인해 사람들은 주식을 사고팔 때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됐고, 무엇보다도 외국계 금융회사들에게 적용되었던 엄격한 규제들이 완화되어, 많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영국 내에서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영국 정부는 금융시장 규제를 완화했을 시 영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자본들과 그에 따른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국이 금융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외국 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도 같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영국 정부의 노력으로 많은 외국계 금융기업의 투자가 영국 내에서 활발히 이루어졌고, 이로써 그 당시 금융 빅뱅의 중심지였던 런던은 세계 금융기관의 투자 중심지이자 세계 주식거래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금융 빅뱅을 통해 영국 정부가 기대했던 첫 번째 목적은 이룬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의 목적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미국 투자은행과 같은 외국계 거대 기업들이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영국 금융회사들을 흡수하는 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결국 영국의 금융시장은 다른 나라의 금융 회사들로 인해 장악당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가 되었어도 외국 자본의 영향력에 의해 금융시장이 끌려 다니게 되는, 어찌 보면 주객이 전도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처럼 윔블던 효과는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자본과 또는 외국기업 간의 경쟁으로 인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의 활성화가 높아진다는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자국 기업의 몰락과 내수가 안정적이지 못한 부정적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경제학 용어인 것입니다.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본래 영국 상류층들만이 즐기는 그들만의 대회였습니다. 하지만 점차 외국 선수들에게도 그 문을 열어주면서 규모가 큰 국제대회가 되긴 했지만, 정작 자국민을 위한 축제보다는 타 국민을 위한 축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경제 안에서도 외국 자본과 외국 기업의 활동 제한을 풀어주는 규제 완화는 금융시장의 확대와 경쟁력을 이끌 수 있는 반면, 자칫 외국기업만을 위한 그들만의 축제나 잔치로 끝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한 것입니다. 마치 윔블던 테니스 대회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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