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이 중요한 이유

"문법을 공부하자"

 

이 말을 10명의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면 그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놀랍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미간을 찡그리거나, 깊은 한숨을 푹 내쉬거나, 고개를 살짝 떨구는 식의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도대체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요? 그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법이라고 하면, 먼 옛날 괴팍한 성격을 가진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들 마음대로 만들어낸 쓸모없는 규칙 따위를, 나중에 태어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따라야 하는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면, 과연 문법이란 무엇일까요?

얼룩말을 보면 그 무늬가 검은 줄과 하얀 줄이 반복적으로 나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무늬에 대해서 훗날 과학자들이 발견한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검은 줄무늬 쪽에서 발생하는 온도와 흰 줄무늬 쪽에서 발생하는 온도의 차이로 인해서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오도록 하는 과학적 원리가 얼룩말 무늬 속에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원리로 얼룩말은 자신의 피부 위에서 바람을 일으켜 스스로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현대에 들어와서 과학자들이 자연 속에서 발견해 내는 물리적 법칙이나 화학방정식 같은 것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과학적인 원리는 자연 속에서만 아니라, 인간의 언어 속에서도 특히 '문법' 속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언어는 그 조직에 엄격한 질서가 존재하고 있고, 언어가 사용되는 원리 역시도 놀라울 정도로 규칙적입니다. 만약 언어 속에 들어 있는 이러한 과학적인 규칙과 질서를 모르고 언어를 사용한다면, 다른 사람과의 기본적인 언어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이 생길 것입니다. 왜냐하면 언어 속에 녹아있는 과학적인 규칙은 사람들이 어떤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지를 알려주고, 어떤 순서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지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언어를 사용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중요한 것을 어떻게 말과 글 속에 표시하는지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법'이라는 단어 속에 '법'이라는 글자가 포함된 것입니다. 문법은 우리가 언어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함께 지키기로 약속한 규칙인 것입니다. 우리가 더불어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사회에서 규정한 여러 '법'을 지키듯이, 사람들 간 말과 글을 포함한 기본적인 어너 생활에서 생기는 혼란과 분쟁을 막고자 만들어진 어어를 사용하는 법인 셈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법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듯이, 다른 사람들과의 언어생활을 위해서 문법을 배워 그 규칙에 맞게 사용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고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문법'이란 '사람들 간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돕기 위해서, 여러 학자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복잡한 언어 현상 속에 감추어져 있는 과학적이고 명확한 질서와 규칙을 꼼꼼히 살피고 찾아내 정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