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의 위험성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성악가의 발성 기관에서 나간 소리는 공기 중에 파동 모양의 음파로 퍼져 나갑니다. 공기는 성악가에서 나온 음파를 무대 아래 청중의 귀로 전달하는데, 이때의 '공기'는 매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일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물질을 '매체(體, medium)'라고 합니다. 마이크나 녹음기, 라디오처럼 전달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 또한 매체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사물을 전달하는 수단이나 방편'을 말하는 것으로 미디어(media)의 번역어로 사용됩니다. 

 

자신의 의사를 더 널리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대중매체(媒, mass media)의 발달로 이어졌습니다. 대중매체란 많은 사람들에게 대량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를 뜻하는 것으로 책, 잡지, 신문,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이 대표적인 대중매체입니다. 과거 스포츠 관람이나 연극 관람은 소수 특권 계층만 누릴 수 있는 문화였지만, 20세기 이후 텔레비전의 확산으로 더욱 많은 사회 구성원이 이러한 문화를 향유하게 되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발전하고 다변화 된 대중매체는 그야말로 현대인의 삶의 일부입니다. 최근 우리는 인터넷, 디지털 TV,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New Media)를 통해 지금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폭발적인 정보의 홍수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대중은 이 새로운 대중매체들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와 상식을 획득하고 휴식과 오락을 즐깁니다. 또 여러 사회 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며 새로운 여론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TV보는모습

그러나 대중매체는 그 영향력만큼이나 큰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대중매체가 획일적인 내용을 대량생산하여 동시에 전달하는데, 이러한 획일성은 대중이 개성보다는 유행에 민감해지도록 합니다. 경제적 이윤을 위해 흥미롭고 자극적인 내용을 우선하여 공익이나 사회의 건전성을 해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중매체가 권력과 유착하면 왜곡된 정보를 내보내거나 여론을 조작할 우려도 있습니다. 

 

대중매체가 가진 위험성 중의 하나인 '간접 광고'를 예로 들어 봅시다. 간접 광고(PPL)란 특정 기업이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지원을 대가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기업의 상품을 무의식적으로 노출하도록 하고는 광고입니다. 기업의 지원으로 제작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청자가 광고를 보지 않을 권리를 빼앗고, 광고 상품을 무의식적으로 시청자에게 각인시킨다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간접 광과는 상품에 대한 깊은 인상을 심어 주게 되어 소비자가 주체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수동적이고 일방적으로 대중매체에 끌려가게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대중매체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말고, 비판적이며 주체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검토해야 합니다. 또 냉정하고 적극적인 문화 창조자의 입장에서 대중매체를 올바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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