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

하품은 어떻게 전염될까요? 왜 아기의 미소를 보면 기분이 좋아질까요? 가까운 사람끼리 행동이 닮는 이유는 뭘까요? 예술 작품에 몰입하고 공감할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영역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가 발견되면서 인간이 타인 및 세상과 관계 맺는 능력을 생득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의 신경과학 연구팀은 원숭이 뇌에 미세전극을 꽂아 원숭이의 행동과 관련된 신경세포들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원숭이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도 원숭이의 운동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된 것입니다. 확인 결과 그 원숭이의 운동신경세포는 다른 개체의 특정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그 행동을 직접 하는 것처럼 활성화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원숭이의 뇌에는 접시 위의 땅콩을 집으려 할 때만 반응하는 신경세포가 있는데, 이 신경세포는 땅콩을 집는 실험자를 바라볼 때도 유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연구팀의 자코모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 교수는 몇 가지 실험을 추가로 진행한 후, 남의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동일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반응하는 신경세포가 존재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는 1996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타인의 행동을 거울처럼 비춘다는 의미로 이 신경세포들을 '거울신경세포'라고 불렀습니다. 곧 거울신경세포는 학계 내외에서 뜨겁고 흥미로운 연구 주제로 부상했습니다. 

 

현재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거울신경세포의 기능과 의의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많은 학자들은 인간의 거울신경세포가 타인을 모사함으로써 타인의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한다고 믿습니다. 나아가서 인간이 언어를 학습하고 사회에 적응하며 문화를 계승하는 데에 거울신경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거울 뉴런이 인간에게 존재하고, 인간의 공감 능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인간의 뇌 속에 신경세포를 하나씩 떼어내어 연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울신경세포와 관련된 지난 연구들은 대부분 인간이 아닌 짧은 꼬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의 경우 간접적인 측정이나 행동을 관찰하는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거울신경세포의 발견이 매우 흥미롭고 놀라우며 영향력 있는 사건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에 나타난 한계점 때문에 인간의 거울신경세포에 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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